나비건설

우리 아빠는
거의 스마트폰인 요즘에도
10년 전 옛 것을 쓰고 계십니다.

폴더 형식에 흑백 화면,
지금은 거의 없는 1음으로 구성된 벨소리...

문자, 전화하는 데 불편함만 없으면 되지
왜 자꾸 새 것으로 바꾸느냐며 한 마디 하십니다.

스마트폰의 좋은 점에 대해 설명해 드려도
"그래도 그것이 전화기지.."
이렇게만 말씀하십니다.

어제는 액정에도 금이 간 아빠 휴대폰을
기어코 바꿔드리리라 생각하고
매장까지 아빠를 모셔갔습니다.

그런데 아빠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직원에게 하나 물어보셨습니다.

"예전에 쓰던 휴대폰 문자들도 그대로 옮길 수 있나요?"
"고객님이 가진 기종으로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럼 됐소!"
자리를 박차고 나오신 아빠..

의아함에 왜인지를 물어도
대답을 잘 안 해주십니다.

집에 들어와 아빠가 잠시 자리를 비우셨을 때
너무 궁금한 나머지 휴대폰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대체 뭐가 있기에 저렇게까지 싫어하시나?

수신함에 영구 보관함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빠만의 보물이었나 봅니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50개의 문자 메세지가 있었습니다.

엄마가 보낸 애정과 관심이 담긴 문자...
싸운 직후에 보낸 것인 듯
절절한 심정이 담긴 아빠 친구의 문자..

제가 장난삼아 보냈던
`사랑해요 아빠!^^ ` 라는 짧은 문자는
2003년도 것이더군요..

저는 보낸 사실 조차 잊고 있었던,
입력에 1분도 걸리지 않았던 문자인데..

한없이 기뻐하시는 부모님
나도 그런 부모가 될수 있을까...

내년 1월에는 나도 엄마가 되는데...

고객님들..늦더위가 기승이지만 가을향이 물씬 나는 금요일입니다.
 가을 바람처럼 기분좋고 행복한 주말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