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건설

내가 어렸을때  엄마는 연필을 예쁘게  깍아서  내 손에  쥐어 주셨다
하얀  칸 노트에  엄마는 제일먼저 내이름을  적어주셨다

노트에  내이름을  몇번이고  쓰고 또 쓰고 
연필이 몽당연필이 될때까지 내 이름을  따라 썼다
                      
내이름을 쓸수 있었을 때 엄마 아빠는 박수를 치며
너무나 행복해 하셨던 모습이  생각이 난다

ㄱ  ㄴ  ㄹ  ㄷ  ㄹ  ㅁ  ㅂ  ㅅ ...................도 몽당연필이 될때까지 ...
                    
연필이 몽당연필이  되면 엄마는  모나미 연필을 끼워
다시 쓸수 있도록  만들어 주셨다  더 크고  든든하게  ...
                           
다시 몽당연필로  1+1=2    2+2=4 ...............
더 작아질때까지  공부를  했던 기억이 난다

맞춤법 이 많이 틀린  일기장 ... 이해하기 힘든 일기
선생님의 빨강 색연필은  오래 오래  내 일기장에  체크를 해주셨다
틀린 글씨는 다시 반복해서 예쁘게 연습을 해야만  했다 

초등학교 시절   연필들은 몽당연필이 될때까지
나 를 위해 희생을   해주었다
                                          
글을 알고 난 후.....

어버이 날  편지를 써 엄마 아빠게 보여주면 
너무나 행복해 하시며  엉덩이 두둘겨  주시며  눈시울을 보이셨다
작은 몽당연필이 많은 추억을  떠오르게 해준다
                        
조카가 버린  몽당연필을  깍으며  다시 모나미 에 끼워
난  어릴시절로 돌아가  엄마 아빠 이름 내이름을  써보았다
사각 사각 소리와  함께  미소를 지어주었다

지금도 연필이 몽당연필이 될때까지   열심히 한다면
 난 지금보다 좀더  발전한 모습으로 웃고 있겠지
 
자식이 잘되길 항상 기도하시고 바라시는 부모님
조금만 잘해도 큰박수와  행복의 미소를 보여주신 부모님
그 모습이 아직도 따뜻하게  남아 있다

이제는  무엇을 배우는것도 중요하지만

어린시절  몽당연필로 쓴 편지의 내용은 꼭 지켜야 겠다
엄마 아빠  건강하게 오래  장수 할수 있도록
건강지키고  행복하게 해드린다고   쓴 기억이난다
                                    
이제는 몽당연필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정말 순수했던  그 마음으로 
                          
그리고 매일매일  웃음을 선물해드리자
심장이 행복하게 뛸수있게  .......

 

                          
세월이 많이흐르고....

박정희 임금님께서 다스리던 때를 기억하고
그 후로도 임금님은 몇번이나 바뀌었고

정신없이 시끄러운 세상의 소음 속에서 가릴 것 하나 없이
그 가녀린 몸뚱아리 하나로 맞부닥치며 살다보니

오늘은 어린 청년 하나 찾아와
영정사진 찍어주겠다고 한복도 입혀주고
얼굴도 씻겨주더라.

참으로 오랜만에 단장을 하다보니
먼저 떠난 딸년아이와 어디갔는지 살아있는지

얼굴도 까마득한 남편이 생각나 쑥쓰러워 웃고 있는데
젊은 청년은 사진 찍으려면 웃으라고 꾸중을 놓더라.

웃고 있는데...

언제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아직도 봄이오면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민들레 물고
뛰어 돌아다니던 며느리고개가 생각나...

그때도 봄
지금도 봄

 

- 충주시 이류면 최언예 할머니 -

   아직 한여름 날씨지만 마음만은 가을에 성큼 다가온듯 합니다..
   9월의 첫 주말에도 나비고객님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