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공모형 PF사업을 주도해왔던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향후 신규 사업을 아예 접을 분위기다.
지난해 업계 간담회를 개최하고 지침서를 작성하는 등 공모를 준비해왔던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한편, 조직 축소에 나서는 등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공기업 출자 금지 방침과 주·토공 통합에 따른 어수선한 분위기, 경제위기에 따른 금융경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토지공사는 올 초 공모에 나설 예정이던 김포한강신도시 수변 상업공간 PF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키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김포한강신도시 중심상업지 8만5247㎡ 규모의 부지에 복합 상업·문화·업무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지난해 업계 간담회를 개최하고 공모지침까지 작성해 관심을 모았으나 결국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토공은 “공모형 PF사업 추진 여부는 불투명하며, 토공의 출자를 배제한 공모형 민간개발 사업 또는 일반 용지공급 등 모든 가능성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근 수년간 사업 추진 여부를 검토해왔던 인천 청라 중심상업지구의 경우 사업을 철회했다.
또 올해 추진 예정이던 행정중심복합도시와 부산 명지지구 중심상업지 프로젝트 역시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주택공사가 추진 중인 오산세교 중심상업지 PF사업 역시 당초 올해 초반 공모할 예정이었으나 주공은 현재 손을 놓고 있는 형편이다.
아울러 주공은 올 초 조직 개편을 통해 그간 광명역세권과 파주운정, 아산배방 등 대형 PF사업을 관장하던 복합개발사업단을 해체하고 주택공급처에 PF사업관리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을 축소했다.
이에 대해 주공 관계자는 “신규 사업은 기약이 없는 만큼 기존 사업 관리를 위해 조직을 통폐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 PF사업을 선도해왔던 토공과 주공이 이처럼 신규사업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지난 1월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안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재정부는 주공·토공의 PF사업이 민간 분야를 침해하고 있다며 상업성이 강한 시설에 대해 신규 PF사업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토공 복합사업처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실무자도 PF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으나 정부의 출자금지 방침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이와 함께 주공과 토공의 통합 이슈와 금융 경색 역시 이 같은 상황에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토공과 주공은 그동안 사업을 주도하며 상당한 노하우를 쌓았으나 향후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양 기관의 통합과 정부의 명확한 방침 발표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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