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건설

빅맥지수라는 것이 있다. 전 세계에서 팔리는 맥도날드의 빅맥 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그 나라의 물가 수준을 가늠해 보는 것을 말한다.

영국의 경제전문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7월 발표한 빅맥지수에 따르면 맥도날드가 판매하는 한국의 빅맥 가격은 3.14달러로 세계 16위를 기록했다. 일본(2.29달러)보다 1달러 가까이나 높은 금액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이해가 안 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물가가 일본보다 비싸다고는 할 수 없으니 말이다. 글로벌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도 마찬가지다. 같은 이름으로 된 상품이 한국에서는 5,300원, 미국에서는 3,250원이다. 왜 똑같은 물건이 전 세계에서 제각기 다른 가격에 팔리는 것일까? 

국가별로 동일한 상품의 가격차이는 독점시장에서 적용되는 가격차별 때문이다. 가격차별이란 판매원가가 동일한 한 가지 품목의 상품을 서로 다른 구매자들에게 각기 다른 가격으로 판매하는 관행을 말한다. 그 차별은 소득·인종·연령 등의 개인적 특성 또는 지리적 위치를 근거로 한다. 특정 가격에 대한 지역 사람들의 반응에 달려 있기도 하다. 만약 특정 가격에 소비자가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그 지역에서는 타 지역보다도 더 싼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할 것이다. 반면 가격에 소비자가 크게 관여치 않는 지역이라면 이 지역에서는 가장 비싼 가격을 받으려 들 것이다. 

웰빙 바람으로 패스트푸드점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도 맥도날드를 찾는 소비자는 계속해서 찾는다. 스타벅스도 마찬가지다. 일본이나 중국 등 이웃 나라에도 스타벅스가 있지만, 한국처럼 높은 가격을 유지하며 대 히트를 치지는 못한다. 결국 소비자의 특정 브랜드에 대한 맹목적 충성 때문에 가격차별의 근거가 생기는 것이다. 
“햄버거와 커피 값이 왜 미국이나 일본보다 더 비싸냐?”라고 투덜대기 전에, 소비자가 생산자의 봉으로 인식되고 있다면, 과감하게 그 상품을 대체할 다른 것을 선택하여, 생산자가 맘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진)